위잉. 클릭. 블로그를 시작해 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.
글 쓰는 것, 아니 읽는 것조차도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던 내가 말이다.
언젠가 한번은 알라딘이라는 서적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나의 독서 패턴을 분석해 준 적이 있는데
이 추세로 가다간 인생이 끝날 때까지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못할 것이라는 Ai의 분석을 받아 본 적이 있다.
적지 않은 충격과 함께 격하게 수긍할 수밖에 없었던 독서패턴을 가진 그런 내가.
문득 이제 와서 블로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떤 블로그 광고에서부터였다.
내 휴대폰에는 캐시워크라고 하는 어플이 메인화면에 잘 보이게 설치되어 있어
궁핍한 일상 속에 한 번씩 단비같이 캐시를 내려주곤 하는데 ㅡ쌓인 캐시는 주로 불싸이버거로 바꿔 먹는다ㅡ
어느 날 어플에서 한 블로그 광고를 보게 된 것이었다.
블로그를 만들면 돈이 된다는 자극적이고 큼직한 타이틀에 먼저 이끌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.
"ㅆ..싸이버거를 더 먹을 수 있다고..!?"
디지털 폐지 줍기라고도 알려진 어플을 하던 중 발견한 광고이니만큼 줍던 폐지를 잽싸게 마저 줍고
떨리는 마음으로 접속하게 된 것을 계기로 나는 그렇게 세상에 처음으로 내 공개 블로그를 내게 되었다.
이전에도 일기 형식으로 몇 개 쓰다가 만 것은 있지만 이런 공개 형식의 블로그는 처음이다.
내게 SNS는 그저 먼 이야기였다.
지금도 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딱 한 번의 최초 변경만 있었을 뿐 아예 건드린 적이 없어
만일 판교의 카카오톡 데이터 센터에 거미가 살고 있다면
내 데이터가 저장된 서버에는 아마 두세 겹의 거미줄이 처져 있을지도 모른다.
그렇게 비장한 마음을 안고 세상에 새겼던 내 첫 블로그지만
결국 광고에서 채워야 했던 몇 가지 조건들은 나의 귀찮음으로 무참히 패스되어버리고
스킨만 정해놓은 상태로 첫 포스팅을 한없이 미룸 당하다 오늘에 와서야 수줍게 첫 글이 남겨지게 되었다.
늘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의 정보 글이나 포스팅을 보며 도움을 받아온 인생 아닌가.
언젠가는 나도 다른 사람들께 보답하는 의미로 작은 정보 창고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갖고 있었다.
그 생각이 이런 모습으로 실현될 줄은 나 자신도 몰랐지만
살면서 정보가 될만하다고 생각하거나 내 얕은 감상 정도를 블로그에 다양하게 옮겨 적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.
글로 정리해나가다 보면 다시 복기하며 재차 배울 점도 있을 것 같고.
그런 의미로 '마이리틀인포 - 얕고 넓은 정보의 바다'라고 이름을 붙여보았다.
'얕은'은 아마도 충분히 어울리겠지만 '넓은'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있으려면 꽤나 공력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.